없던 버릇이 생겼는데, 손가락으로 콧구멍 입구를 톡톡 건드리는 거다. 후벼 파려는 건 아니고(정말입니다) 별문제 없는지 확인하는 차원에서인데… 문제라니, 무슨 소리냐고? 그게, 얼마 전부터 갑자기 코털이 밖으로 삐져나오기 시작해서다. 세상에 이런 일이. 사연은 이렇다. 콧속 저 깊은 곳이 아니라 콧구멍 주위가 자꾸만 간질거리고, 뭔가 매달려 있는 느낌이 들었지만, 당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코감기도, 알레르기도, 코딱지도 아닌걸. 아잇, 왜 이러지? 그렇게 비비적대고 만지작대다 문득 깨달았다. 코털이구나. 그거 말고는 없어. 화장대 위에 스탠드 조명까지 추가로 켜 놓고서 진지하게 확인하니, 정말이었다. 뜬금없게도 코털이 갑자기 쑤욱 자라나 콧구멍 입구를 간지럽히고 있었다. 생전 털 때문에 고민한 적이 없다. 겨드랑이와 성기의 털은 때때로 깎거나 뽑거나 레이저 제모를 해 왔지만 그게 고민거리라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털이야 원래 자라는 거고, 필요하면 다듬는 거지. 눈썹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