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부산에서 줄곧 살아왔다. 그리고 2주 뒤면 구례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 좀 더 자연에 가까이 맞닿는 삶을 살고 싶어서. 일상에서 계속 다양한 자연 관찰을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고 싶었다. 동시에 퀴어로 조금이라도 삶을 이해받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있을수록 소수자 정체성은 지워지기 십상이고, 좁은 인맥망에 부대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다. 구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겁도 많이 난다. 하지만 귀촌 인구가 많아 지역 텃세가 비교적 덜하고(마을마다 또 다를 수 있다), 읍임에도 교통편이 좋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악형 국립공원, 지리산을 가까이 끼고 있는 곳이 구례다. 또, 비교적 가까운 곳 여기저기서 다양성을 가져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곳을 놓치고 싶진 않더라.
구례에서 적어도 1년은 살아보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다 보면 어느새 어디서든 "만들어져" 있겠지. 어차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