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살이 준비기- 사람들 만나기 - 여행자로 살아보자!

운주 · 생태 산책자
2024/11/14
난 부산에서 줄곧 살아왔다. 그리고 2주 뒤면 구례로 이사를 가려고 한다. 좀 더 자연에 가까이 맞닿는 삶을 살고 싶어서. 일상에서 계속 다양한 자연 관찰을 하고, 그런 사람들이 많은 곳을 가고 싶었다. 동시에 퀴어로 조금이라도 삶을 이해받을 수 있는 곳이 필요하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있을수록 소수자 정체성은 지워지기 십상이고, 좁은 인맥망에 부대껴 힘들어하는 사람들을 정말 많이 봤다. 구례라고 예외는 아니었다. 그래서 한편으론 겁도 많이 난다. 하지만 귀촌 인구가 많아 지역 텃세가 비교적 덜하고(마을마다 또 다를 수 있다), 읍임에도 교통편이 좋고,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산악형 국립공원, 지리산을 가까이 끼고 있는 곳이 구례다. 또, 비교적 가까운 곳 여기저기서 다양성을 가져가고자 노력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곳을 놓치고 싶진 않더라. 

구례에서 적어도 1년은 살아보려고 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계속해서 만들어 가다 보면 어느새 어디서든 "만들어져" 있겠지. 어차피 유토피아는 없다는 걸, 삶에서 계속 느꼈다. 그리고 그런 현실에 분통 터질 때면 또 보란 듯이 소소한 행복들이 있는 게 인생이었다. 두려움이 내 선택을 좌우지하는 것에서 변하고 싶다는 갈망이 목 끝까지 차올랐다. 용기 내어 소통하며 그저 내가 이런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얘기하고 다니고 싶다. 거절이 무서워 말을 삼키고, 실패가 두려워 도전도 안 하긴 싫다. 살아보다 안되면 또 다른 곳으로, 여행하는 기분으로 살아야지. 어차피 우린 모두 지구에서 제각기 어떤 중심부에 휘말린 여행자들이니까.

2달 정도는 부산과 구례를 왔다 갔다 하며 구례와 산내에서 사는 다양한 친구들의 이야기를 듣고 다녔다. 주거와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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