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박사는 애증의 대상입니다. 유튜브에 안철수 박사가 출연하는 영상이 올라 올 때마다, 저는 터치하지 않고 바로 스크롤을 내렸습니다. 뜨뜻미지근하고 모호한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았습니다. 그러면서도 저는 안철수 박사를 옹호하는 글을 여러 번 올렸습니다. 안철수 박사가 이를 대체할 잇몸이 되어 주기를 내심 기대했습니다.
안철수 박사는 내향인인 듯합니다. 얼굴 근육에 억지로 힘을 주는 듯한 미소, 느리고 툭툭 끊기는 말투, 토론회에서 강하게 이야기하는 상대에게 밀리는 모습을 보면서, 저는 '저 사람은 동지다'라고 생각했습니다. 안철수 박사가 내향인이라고 가정하면, 지적인 능력과 비례하지 않는 토론 실력, 언론 대응 실력도 나름 설명됩니다. 내 방에서는 누구보다 머리가 잘 움직이지만, 남들 앞에서는 자기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것이 내향인의 특징이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안철수 박사는 진보했습니다. 여전히 유승민 의원처럼 토론회에서 상대를 잘 공격하거나 박형준 시장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