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당연히 봐야 한다고 생각했다. <슬램덩크>는 한 시대를 풍미한 우리 모두의 만화였으니까. <슬램덩크>를 사랑하는 마음에 등급이 있다 여기지 않았고, 영화를 예매할 때도 어떤 자격이 필요하지 않았다. 오로지 설렘 하나만을 안고 <더 퍼스트 슬램덩크>를 봤다. 눈이 퉁퉁 부을 정도로 펑펑 울었고, 기대한 것 이상으로 행복감에 푹 젖어 들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 한껏 '웅장'해 진 마음이 바람 빠진 풍선처럼 쪼그라든 건 그로부터 한 시간 뒤였다. 들뜬 마음으로 상영관을 나서며 인스타그램에 '인증샷'을 올렸는데, 의외의 메시지가 날아들었다.
"넌 페미니스트인데 <슬램덩크>를 왜 좋아해?""너 원래 스포츠 좋아했었어?"
간격을 두고 서너 명이 비슷한 메시지를 보냈다. 주변에서 나는 알아주는 몸치인 데다, 운동과는 아주 두꺼운 벽을 쌓은 사람이다. 온 국민이 다 본다는 월드컵도, 올림픽도 보지않는다. 당연히 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