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환자의 보호자로 경험한 기억 한 조각이다. 대형 병원에 입원하고도 몇차례의 진료와 수술 후에는 경과와 상관없이 퇴원을 종용한다. 매몰차다. 더 이상 해줄 것이 없다는 거다. 별다른 치료요법을 쓸 수 없으니 병원의 수입에도 타격이 크다. 살려야 할 사람이 응급실에서 줄서서 기다리니 치유의 가능성이 없는 환자는 병실을 비워달란다. 찾아찾아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옮긴 다른 병원에서는 1년 더 연장 가능하다며 수술을 권한다. 수술 직후 차가운 말 한마디는 그냥 덮었단다. 이 모든 것의 숨은 진실은 건강보험 실손보험 등 병원의 수입과 관련된 것이라는 의심이다. 95퍼센트를 건강보험에서 보전해주므로. 결국 환자는 죽어가면서도 병원의 수입을 담보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병이 깊으면 환자가 인간의 존엄과 대우를 받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간접경험과 관찰한 입장에서 스위스처럼 안락사를 제도화하는 방안이 사회의 공론화 과정을 거쳤으면 한다. 반대 입장도 충분히 듣고 선택과 판단의 기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