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바랜 보수의 현문우답 - 나는 시민인가
저자 송호근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는 언론과 지식인 사회가 꼽는 이른바 ‘합리적 보수’의 대표 인사다. 실제로 그는 보수적이지만, 사회현상을 분석함에 있어 진보와 보수의 관점과 이론적 배경을 두루 검토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가 대부분 논저에서 출발점으로 삼는, 현재 한국사회가 ‘진보와 보수의 극단적 이념투쟁이 벌어지는 중'이라는 기본인식부터 동의하지 못하겠다. 마르크스주의는 고사하고 케인스주의적 입장만 취해도 빨갱이로 몰리는 한국사회에서, 보수와 이념투쟁씩이나 벌일 진보세력이 있는지부터가 의문이기 때문이다. 진보세력에 대한 그의 관점도 이상하다.
이 책에도 나오는 부분인데, 사회민주주의가 가장 우수한 정치체제라고 하면서도 정작 그 체제의 핵심 주체인 노동조합은 일자리 창출을 막는 암적 존재라고 규정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국가-자본-노조가 동등한 위치에서 협력하여 생산성, 일자리, 복지에서 최선의 성과를 낸 것이 사회민주주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