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7년 정든 교단을 떠나며, 그래서 할 수 있는 이야기
📕01. 한 해의 끝, 악몽의 시작. "선생님, 교원평가 열어보셨어요?"
“성희롱 및 교권 침해를 당한 선생님들이 있는지 전수조사를 요청합니다. 현재 개인적으로 파악한 성희롱 피해 여교사만 4명입니다. 학년부에도 협조를 구해서 해당 사안이 발생한 사실을 학생들에게 알리고 자수를 하고 마땅한 처분을 받게끔 해야 합니다.”
메시지를 보내고 마음을 진정시킨 후 교감과 면담을 할 작정이었다. 면담을 신청하기 위해 내선 전화 쪽으로 몸을 기울였을 때, 전화가 먼저 울렸다. 교감 선생님이었다.
관리자와의 면담을 위해 교원평가 화면을 출력한 종이를 들고 교무센터로 향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에게는 헛되고 당연한 믿음 같은 게 있었다. 누군가가 나를, 우리를 도와줄 거라는, 마땅히 그럴 것이라는 믿음. 직장에서, 시스템 안에서 벌어진 일이기에 우리의 관리자가, 우리가 소속된 기관에서, 시스템을 만들고 실행을 지시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