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하다 실패했을 때... (청중을 한 번 훑어보며) 다들 실패한 경험이 있을 것 같은데요, 다시 일어나는 방법을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언젠가 일본 토크 방송을 보는데 한 청년이 프로그램에 게스트로 나온 야자와 에이키치 씨에게 이런 질문을 던졌다. 캐주얼한 방송이라 별 생각 없이 보다가, 갑자기 바뀐 공기에 나도 자세를 바꾸었다.​"나는 술을 마셨어." 솔직히 일본 록음악의 레전드, 대부격인 사람에게 기대한 대답은 아니었다. 이토록 가식 없고 진솔한 대답이 나올 줄 짐작도 못했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 보면 매우 로커다운 대답이라 생각했다. 에둘러 말하지 않고, 으스대지 않는 성실한 대답이었다. 이어진 이야기는 이러했다. "나는 자주 술로 구원 받기도 했고 술로 도망치기도 했어. 하지만 그런 게 아닐까 살짝 장소를 바꿔 모드를 전환하고 기분도 전환하면서, 또 취하기도 하면서 다시 힘내는 게 실패가 아닐까? 그만둘 수는 없잖아. 다시 나아가지 않으면 안 되니까. 정신 차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