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한 여인이 모텔방에서 살해당한 채로 발견됐다. 당연히 수사 방향은 두 가지였다. 강도에 의한 것, 또는 면식범에 의한 치정살인. 그런데 살해당한 여인은 현직 순경의 애인이었고 신고자는 김모 순경 본인이었다. 김모 순경은 전날 모텔에 함께 투숙한 뒤 아침 7시경 근무를 나갔고 10시경 되돌아와보니 애인이 죽어 있었다고 신고한 것이다.....부검 결과 김모 순경의 거짓말(?)이 밝혀진다. 검시 결과 사망 시간은 새벽 3시에서 5시로 추정됐다. 즉 김순경이 애인과 함게 모텔에 있었던 시간이었다. CCTV를 틀어보니 김순경이 모텔을 나간 시간은 그의 증언대로 7시였다. 경찰은 이 부검 결과를 들이대며 김순경을 족치기 시작했다. 일단 “거짓말을 했다.”는 심증이 강했으리라. 그리고 “조사하면 다 나와.”의 자세로 사망 추정 시간을 들이밀고 김모 순경의 거짓을 추궁했으리라.
박종철 학생 사건으로 온 나라가 흔들린 뒤에도 경찰의 ‘열의’는 살아 있었다. 경찰은 사흘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