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텅 빈 페이지를 10분째 쳐다보고 있다. 커피도 마셨고, SNS도 다 둘러봤고, 기사도 봤으며, 음악도 들었고, 이도 닦았다. 더이상은 미룰 수 있는 핑계가 없다. 사실 진짜로 더는 미룰 수가 없다. 이미 며칠을 미룰 만큼 미뤘기 때문이다. 변명을 하자면, 좋은 글을 쓰고 싶었다. 완벽주의에 대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준비가 필요한지! 이 글을 쓰기 위해 벌써 9편의 논문을 읽었으며, 2권의 책을 사비로 사서 읽었다. 내가 쓰는 글은 사람들이 마지막 단락까지 읽을 만큼 재미있어야 하며, 돈을 내고 보는 만큼 유익해야 하고, 심리학자로서 쓰는 글인 만큼 정확한 정보를 담고 있어야 한다. 만약 그런 글을 쓰지 못하면 사람들은 내게 실망할 것이고, 다시는 나에게 기회를 주지 않을 것이다. 그러면 나는 영영 어떤 기회도 얻지 못하는 실패자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 글을 못 쓰고 있는 게 당연하지 않은가?
완벽주의가 있는 사람들에게 “당신은 완벽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