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간 세월이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어느 덧 얼굴 전체를 덮어버린 흰수염의 흔적을 보고 있노라면 이젠 저도 나이가 적지 않음을 느낍니다. 이른 나이인 10대에도, 조금은 늦은 나이인 70대에도 열정적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있지만 보통은 20세에서 70세까지 50년 정도를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이 일반적이지 않나 합니다. 그 50년의 절반을 갓 지난 지금, 저는 안정된 직장생활에서의 은퇴를 결심했습니다. 뭐든지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분기탱천하던 20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혼자서 라면을 끓이기도 힘들 정도로 직장에만 길들여진 저 자신을 보며 꽤 오랫동안 이질감을 느껴 왔습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 제한을 두지 않고 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 어려운 다른 이의 꿈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 그 모든 것이 오랫동안 마음 속에 있었지만 여러 이유로 미루고 미루다 이제는 더 늦을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직장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