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을 켰다. 왕복 3시간이 넘는 통근 시간, 출근은 8시이지만 오늘도 5시 반에 일어났다.
이른 아침 나의 시선의 처음은 당연히도 알람이 울리는 핸드폰이었다. 일어나 정신없이 씻고 준비해 집 밖으로 나오면 컴컴한 새벽하늘과 마주한다. 몽롱한 몸을 이끌고 걸어가다 반짝거리는 자동차 라이트 틈으로 새하얀 불빛이 나를 끌어당겼다. 흐릿한 정신으로 개찰구를 지나 지하철을 타면 누구나 할 것 없이 핸드폰 화면을 본다. 어느 순간 텅 빈 지하철 안에 홀로 타고 갈 때쯤 내리면 드디어 도착이다.
그렇게 회사에 도착해 언제나 같이 사무실 불을 켠다. 휴대폰 불빛, 화장실의 노란 등, 컴컴한 하늘, 자동차 전조등, 지하철 백열등 등등 회사에서 일을 시작하기도 전에 수많은 불빛에 몸은 마치 시들은 이파리 같았다.
그렇기 때문에 뾰족하고 날카로운 조명들 사이에서 벗어나 하루를 포근하게 바꾸고 싶었다. 의욕을 북돋아 주는 상쾌한 하루의 시작, 지친 출근길에 나를 달래주는 반짝거리는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