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세기를 너에게 부탁할게 이번 세기를 담당할 피아니스트를 만난 것 같다. 다닐 트리포노프가 일본을 지나, 한국에 상륙했다. 커리어나 연주력 모두 지금 세기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연주자다. 한국에서는 2011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우승 이후 부쩍 더 알려졌다. 참고로 당시 대회 2등은 손열음, 3등은 조성진이다. 공연의 레퍼토리는 차이콥스키, 스크리아빈, 슈만, 라벨 그리고 심지어 모차르트까지였다. 한시대를 담당할 피아니스트인만큼 레퍼토리도 역시 넓다.
첫 곡은 차이콥스키의 Children's album, Op.39였다. 어린 자녀를 염두한 다닐 트리포노포의 초이스였을까. 가벼운 소품이라 몸풀기 정도로 생각했는데, 트리포노프의 놀라운 음색과 보이싱은 숨길 수 없었다. 비기너들이 주로 연주하는 작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트리포노프가 손을 대는 순간, 아주 깊은 세계가 있는 작품이 되었다. 우선 트리포노프의 치밀한 음색설계 덕분에 관객들은 오랫동안 환상 속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