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엄마가 엄하셨다. 칭찬보다는 꾸지람을 더 하셨다. 그 시절엔 그래야만 경우 바르게 자랄 것이라는 생각이셨던 모양이다. 바르게는 자랐지만 어쩜 그런저런 이유로 주눅이 들어 내성적인 아이였는지도 모른다. 나중에 알았지만 칭찬이 부족하면 그렇게 자라날 확률이 높다. 사실 초등학교시절엔 손들고 발표하는것조차힘들 정도로 말이 없던 조용한 아이였다. 점점 상급학교에 올라가면서 나 자신을 서서히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 배후엔 반대로 유하고 부드럽게 묵묵히 날 받아주시던 아버지가 계셨다. 시대적으로 무뚝뚝하고 술 드시면 소리 지르기 일쑤였던 그시대 아버지들과는 너무나 다른, 가정적이고 다정한 분이셨기에 우리 부녀는 지금도 친구처럼 지낸다. 어제가 83세 아버지 생신이라 다녀왔다. 그리고 너무나 소중한 시간이라 눈물이 났다.
한 달에 한 번은 반드시 찾아뵙고 식사 준비도 해드리고 엄마와 쌓인 스트레스도 들어주고 슈퍼에서 장도 함께 본다. 몇 년 전 뇌출혈이 왔을 때 다행히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