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 살아보기(필살기)5

쥬디샘
쥬디샘 · 누구에게든 공평한 세상을 바래요
2023/07/22
출처: 픽사베이 Peter Stanic
3대 프러블럼
외국에서 살려면 1달에 한 번씩 비자를 연장하는지를 정확히는 모르고 갔었다. 철저한 준비 없이 실행에 옮긴 나의 행동에 무모함이 서서히 드러났다고나 할까... 좌충우돌했던 그 시절의 무지함은 지금 생각하면 정말 얼굴을 들 수 없을 정도다. 매달 연장하지 않으면 최후엔 추방당한다는 것을 다행히 한 달 전에 알고 급히 이민국에 가게 되었다. 이민국에서는 복장이 불량한 사람들은 들여보내지를 않았는데 특히 남자는 짧은 바지와 슬리퍼 착용이 허용되지 않았고 여자들에겐 모자 외엔 많은 제재가 없었기에 인지하지 못했다가 언젠가 남편과 이민국을 함께 가게 되었는데 반바지 차림이라 입장이 불가해서 황당했던 기억이 있다.

창구별로 순서대로 진행되는 서류가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아침 일찍 도착하여도 점심시간이 되면 공무원들은 사무실 전체 등을 소등하고 업무를 중단했다. 한국적인 사고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우리 공무원처럼 점심시간마저 민원인을 위해 교대로 업무를 진행해 주는것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고 업무 진행 속도 자체가 너무나 느려서 3단계 넘어가서 마지막 비용을 지불할 때까지는 4~5시간을 기다리는 날이 부지기수였다. 덕분에 어떤 프로세스로 진행되는지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서류 적는 것이 힘든 게 아니라 기다리는 시간이 힘들었고 혹시 비가 와서 전기라도 나가거나 민원인이 많이 몰리는 날엔 다음날 다시 방문해서 여권을 찾아야 했다.

공공기관 서류 프로세스는 필리핀이라서 그렇겠지가 아니라 선진국 그 어디를 가도 그냥 우리가 서류 업무 자체가 매우 빠른 거라고 이해하면 된다. 외국살이는 이렇게 체류하는 대가를 치르는구나 서러운 생각이 들었고 돈도 시간도 아까웠다. 나중에야 알고 보니 브로커에게 수수료를 지불하고 맡기면 신경 쓰지 않아도 대신 업무처리를 해주는데 한인(주로 여행사)에게 맡기는가. 현지인에게 맡기는가에 따라 서비스 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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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인드 힐링 강의와 명상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구조 속의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지만 소수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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