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 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는 소설 같은 영화보다는 소설 그 자체인 영화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다. 원작은 동명의 로알드 달의 딘편소설. 웨스 앤더슨의 영화가 대체로 문학적이긴 하지만(소설, 동화, 만화) 이 영화는 소설의 장치를 그대로 옮겨 왔다는 점에서 재미있다. 소설 기법을 그대로 차용해 대사가 진행되는데도 재미를 놓치지 않은 점이 놀라웠다. 재미가 뭔지 잘 아는 감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예컨대, 글맛을 아는 소설가는 어떤 이야기를 다뤄도 재미있게 서술한다. 소설적 장면 전환은 세트로 구현해냈는데 가히 마법사의 솜씨로 혀를 내두르게 된다.
웨스 앤더슨의 영화는 읽기가 보통 어려운 편이다(적어도 나에겐).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감독의 미장센을 자막과 함께 따라가기 벅차다. 다만 특유의 리듬감과 영상미에 이끌려 감탄하게 될 뿐. <기상 천외한 헨리 슈거 이야기>는 상영 시간(35분 남짓)이 짧은 덕분에 그나마 잘 읽을 수 있었다. 물론, 소설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