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40대 초반 여성이다. 결혼한 지 8년이 지났으나, 가족 구성원은 여전히 남편과 나, 두 명이다. 이렇게 둘이서만 가정을 꾸리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예상할 수 있는 간섭, 조언, 협박이 있었다. 시댁에서의 메세지는 그 중에서도 빈도로나 길이로나 원탑이었다. 시부모님들은 내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아이에 대한 타령을 길게 뽑아내셨는데, 그 타령은 주로 2절로 구성되었었다. 1절은 '애가 있어야지 서로 마음 붙이고 살지'로 압축되는 아이 없는 부부 관계의 허망함에 대한 내용이었고, 2절은 노부부의 외로움, 카톡에 올라가 있는 친구들 손주사진에 대한 부러움, 즉 '나만 손주없어'로 요약되는 이야기였다. 즉, 아이를 통한 부모님의 만족, 부부 관계의 지속을 위해서라니.. 당연히 나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크지 않았다. 빈도나 진지함은 떨어져도 나에게 강렬했던 것은, 비슷한 시기에 아이를 함께 낳아 함께 키우자는 절친의 제안 그리고 친구같은 딸 자식 없이 늙어갈 나에 대해서 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