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국제영화제. 그러나 이면을 들여다보면 고민거리가 많다. 자기 입맛에 맞게 운영하려는 정치권의 외압, 지역을 위한 축제로 변모하라는 언론과 주민의 요구. 어떻게 중심을 잡고 방향성을 다져야 할까? 20년 이상 영화 기자로 일한 필자가 거침없이 자신의 견해를 펼친다.
이제 세계 3대 영화제는 없다. 지나치게 단호하다고? 하지만 일단은 단호하게 단정 지으며 이 글을 시작해야겠다. 오랫동안 칸, 베니스, 베를린 국제영화제는 세계 3대 영화제로 불렸다. 각각의 특징도 어느 정도는 있었다. 1932년 시작된 베니스 영화제는 베니스 비엔날레 부속 행사로 출발한 만큼 영화의 예술성에 집중한다. 1946년 베니스와 경쟁하기 위해 만들어진 칸 영화제는 역시 예술영화의 성전이지만 세계 최대 규모의 영화 시장 덕분에 영화 비즈니스의 성전이기도 하다. 1951년 출발한 베를린 영화제는 그 도시의 성격이 그렇듯이 영화의 정치적, 사회적 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