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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장미여관으로! 야심차게 들어선 모텔방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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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자! 장미여관으로! 야심차게 들어선 모텔방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7회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고 볼 수 없고 만질 수 없는 잘생긴 젊은 남자지만,
여자는 그를 상대로 머리 속 유리의 성 안에서 ‘즐거운 사라’가 되고 싶었다.
마광수의 소설 <즐거운 사라> 속 사라처럼,
남자와 함께 하는 갖가지 섹스를 상상하는 판타지에 몸을 맡기고 싶었다.
아직 40대 초반이라 육체의 구석 구석에 청춘이 잔존하고 있는 남자의 손을 잡고
“가자!장미 여관으로!”를 외치며 모텔방 문을 열고 들어가서…… 들어가서……
그런데 여기서부터 이어지는 상상은 그다지 파격적이거나 자극적이지 않았다.
드라마나 영화에서 본 것처럼, 누가 먼저 씻을래, 물어보는 시츄에이션부터 신선도가 떨어졌다.
모텔 카운터에서 준 일회용 칫솔로 이를 닦기도 전에 남자가 키스를 시도하면 어떡하지?
라는 걱정도 번번히 에로티시즘을 방해했다.
이어지는 섹스의 상상도 상투적이고 진부하기 짝이 없었다.
여자의 앞가슴을 열고 들어오는 남자의 손길에 다리 사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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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환상을 물고 빠는 이 쾌락에 원도 한도 없이 탐닉할테다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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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라는 환상을 물고 빠는 이 쾌락에 원도 한도 없이 탐닉할테다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6회>
현실에서 장밋빛 로맨스가 진행될 가능성 0 퍼센트인 남자이기에 가장 완벽한 인생 마지막 사랑이 될 수 있을 거야, 라고 여자는 생각했다.
머리속 환상으로 지은 유리의 성 안에 남자를 고이 모셔놓고, 또는 가둬놓고 지금 여자의 뇌를 흠뻑 적시고 있는 설탕즙의 공급 유효기간이 끝나는 그 날까지 애지중지 물고 빠는 쾌락에 원도 없이 한도 없이 탐닉해 볼 수 있을 거야.
어차피 현실은 시궁창, 진창이었다.
연애에서 가장 설레는 시간은 상대가 내 마음을 과연 받아줄 것인지 여부를 애타게 기다리는 동안이었다.
그 기다림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상대가 나를 바라보고 내 이름을 불러주는 그 순간은 한강 불꽃 축제에서 오색찬란한 불꽃이 밤하늘에 터지는 황홀한 절정이다.
그러나 그러고 나서 이어지는 현실의 연애는 한강변에 미어터지게 모인 인파 속을 걸어가 지하철이나 버스나 택시나 한참을 기다려서 차를 빼야하는 인근 주차장을 거쳐 집에 돌아가는 고달픈 귀갓길이었다.
귀갓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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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수를 하지 않을만큼 성숙했다는 착각 - 연재소설 <황혼의 불시착> 4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