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연로하신 부모님께 건강이 걱정되어 건강검진 등을 해드리겠다고 하면, 자식들의 경제 생활을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흔히 “내 몸은 내가 제일 잘 안다”며 거절하시곤 한다. 물론, 속으로는 좋으시면서 말이다. 그런데, 우리는 실제로 내 몸을 잘 알 수 있을까? 필자가 지난 저서에서 이게 왜 불가능한지 자세히 언급한 바 있지만, 결론적으로는 ‘거의’ 불가능하다. 우리가 스스로 우리 몸의 이상을 제대로 알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왜 그럴까? 우리 몸은 여러 장기가 다양한 수준의 자율성(autonomy)을 가지고 있어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특별한 명령을 내리지 않아도 알아서 잘 돌아가게끔 설계되어 있다. 심장이나 내장기능은 우리가 특별히 명령할 일은 없다. 그런 만큼 각 장기의 기능은 마치 지휘관이 따로 있는 것처럼, 장기의 기능을 최적의 상태로 유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구조로 되어있다. 이런 경우, 너무 열심히 일하는 시스템 때문에, 오히려 문제가 발생되어 사람이 생명을 잃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