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이야기를 나눈 것 같진 않지만, 또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을 살펴보면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것, 조용히 말하고, ‘나 오늘 이런 말 꼭 해야 해!’같은 강박이 없는 사람입니다. 작가든 연예인이든 셀럽이든 이들이 인터뷰에 응할 때는 모두 목적이 있습니다. 무언가를 알릴 일이 생겼다는 거죠 ‘인터뷰’는 필요에 의한 만남입니다. 그래서 인터뷰어는 인터뷰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먼저 듣고, 그 다음에는 독자들이 궁금해 할 만한 것을 물어야 하고, 마지막 순서로 인터뷰어인 내가 궁금한 것들을 물어봐야 합니다. 루시드폴을 처음 만난 건, 2017년입니다. 정규 8집 앨범이 담긴 에세이 『모든 삶은, 작고 크다』를 펴냈을 때였는데요. 인터뷰 장소였던 서울 강남 신사동 카페는 몹시 시끄러웠습니다. 도대체 서로의 말을 제대로 들을 수 없었죠. 저는 망설이기 시작했습니다. 자리를 옮기자고 해볼까? 혹시 싫어하면 어떡하지? 인터뷰어는 대개 소심한 사람들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