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우울증 환자다.
물론 그 우울증의 발병 사유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현재는 별 문제 없이 일상을 영위하며 직장도 잘 다니고 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내게 잘 살고 있냐고 묻는다면 아닌것 같다는 생각만 든다.
출근하고 하루 종일 일하다가, 잠시 짬내서 밥을 먹고 다시 회사와 싸워가며 내 일을 이어나간다. 간신히 퇴근해서 지친 몸을 이끌고 지하철에서 꾸벅꾸벅 졸다가 간신히 눈떠 정거장에 내리고 또다시 버스로 몸을 옮긴다. 그리고 다 헤져버린 몸뚱아리를 대강 씻고 누워 휴대폰이나 잠시 하고, 그나마 좀 활동적인 날은 드라마나 보다가 침대에 누워 눈을 붙인다.
개중에는 조금 더 생산적인 날이 있을것이다. 더 기쁜 날도, 더 한가한 날도, 더 편안한 날도 존재할 것이다.
그러나 반대로 더 비생산적이고, 슬프고, 힘들고, 바쁜 날도 존재한다.
그렇게 인생을 대략 평균내보면, 나는 그저 바쁘게 돌아가는 사회에서 간신히 제 한몸 건사하는 톱니바퀴일 뿐이다.
그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