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고 느린 것의 가치를 믿어요
: 포항 달팽이책방 미현의 이야기
글쓴이 : 히니
노동조합 활동가로, 여성청년독서모임 운영자로 지냈다. 평생 할 수 있는 활동을 찾다가 덜컥 고향 포항에서 수제디저트 카페 겸 독립서점을 열었다. 활동에 있어서 앞으로 더 배울 것 만큼이나 해야 할 일도 많다고 생각하지만, 그 중에서도 할 수 있는 최선은 글쓰기라 믿는다.
서울에 경리단길, 경주에 황리단길이 있다면 포항에는 효리단길이 있다. 몇 년 전만 하더라도 한적했던 효자동은 어느새 포항에서 가장 힙한 동네가 됐다. 한참은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는 식당과 특색있고 예쁜 카페는 포항 청년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았다. 효리단길 골목 끝, 그러니까 번화한 상권이 끝나는 지점에 꽤 오랜 시간 자리를 지켜온 달팽이책방이 있다. 9년 전 미현이 찾은 상가 중 가장 임대료가 저렴한 곳이었다. “원래 이 골목에는 배달전문점이나 폐가밖에 없었어요. 외진 위치이긴 했지만 가진 돈으로 계약할 수 있는 상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