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앙 새끼는 알에서 깨어나 몸을 가눌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어미가 가꾼 포근한 보금자리에서 벗어나 땅바닥으로 몸을 던집니다.
오래된 나무 구멍 안에 그들의 탄생을 축복하며 마치 용기를 북돋아 주듯 햇빛이 오색 줄기로 내리쬡니다.
때가 된 듯 합니다.
새끼 원앙은 둥지 구멍에서 나와 높은 나무줄기 위에 섭니다.아직은 쭈글쭈글한 작은 날개를 정돈하고 몇 번의 발 구름 끝에 망설임 없이 휙.
까마득한 높이.바닥으로 떨어지는 찰나의 시간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습니다.두 발을 버둥거리며 최대한 균형을 잡아봅니다.
운이 나쁘면 나뭇가지나 이파리에 부딪힐지도 모릅니다.
아찔한 하강과 충돌.
약 50g, 민들레 홀씨 같은 가벼운 존재감.그 덕에 새끼 원앙은 다치지 않고 겹겹이 쌓인 나뭇잎 위로 무사히 착지할 수 있습니다.
어미는 안절부절못하며 이 용감한 광경을 그저 바라봅니다.
절대 대신해 주는 법이 없습니다.깃털로 따뜻하게 알을 감싸고 몸을 가눌 수 있을 때까지 먹이를 날라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