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 전 노들장애인야학 교장
“나도 닉네임 있는데, ‘어깨꿈’”
명함을 주고받고 박경석 대표가 건넨 말입니다. 어떤 뜻이냐고, 유쾌한 말투에 가볍게 되물었다가 당황하고 말았습니다. ‘어차피 깨질 꿈’. 비장애인이었던 시절 꾸었던 꿈들은 어차피 깨질 것이었음을 받아들인다는 의미였습니다.
박경석 대표는 스물네 살 때 행글라이더 추락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습니다. 이후 5년간 집에서만 지내다 죽기 위해 밖으로 나오기 시작했지만, 그러다 보니 살게 됐습니다. 살기 위해 공부하다 보니 야학 교사가 됐고, 가르치다 보니 싸우는 사람이 됐습니다. 어차피 깨진 꿈은 그를 완전히 새로운 삶으로 이끌었습니다.
박 대표의 싸움은 올해로 22년째입니다. 애증의 정치라는 주제에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 있다면 박 대표일 것입니다. 수없이 실패하고 실망했을 터지만, 정치를 논하며 그가 가장 많이 말한 단어는 ‘자부심’이었습니다.
10월 25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