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의 부츠 . 아내와 연애를 2년 정도 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이다. 그 기간 동안에도 우여곡절이 없을 수는 없어서 싸운 적도 있고 (라고 쓰고 일방적으로 당했다고 읽는다) 헤어질 뻔한 적도 있었다. 가장 위태로운 상황은 내 잠 때문에 왔다.. 지금도 그런 편이지만 나는 잠을 참지 못한다. 극장 가서 가장 조마조마한 순간이 잠이 마치 빨판 달린 문어처럼 내 머리에 들러붙는 느낌이 들 때다. <다이하드>건 <에일리언>이건 뭐건 관계없다. 아무리 재미있는 스릴러라도 퍼뜩 깨 보면 반 지나갔을 때가 흔하다. . 하물며 일 많고 밤 새기 일쑤였던 조연출 시절에랴. 데이트한답시고 버스에 타고 맨 뒷좌석에 나란히 앉아가다가 유리창에 머리 박고 코골기 일쑤였고, 극장 가서는 거의 100퍼센트 연신 고개를 주억거렸다. . 그러니 옆에 앉은 사람의 심기가 어찌 편했겠는가. 처음에는 얼마나 피곤할까 머리를 쓰다듬던 사람이 “뭐 이런 인간이 다 있어.” 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