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사 생활을 한 90년대에는 소위 특수교사에게 갑질하는 학부모가 거의 없었다. 내 경험에는 그렇다. 살짝 그 느낌이 있는 분이 있기도 했다. 남편이 안기부 고위 간부였는데 내가 교사로 임용되기 얼마 전에 사망하였다. 그분 아들은 내가 발령받기 전부터 장기 결석했다. 나는 구태여 그분에게 전화하여 학생의 안부를 묻지 않았다. 학부모가 학생을 장기간 학교에 보내지 않으면, 학교에 먼저 사정을 이야기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다. 무슨 권위주의에 빠져서가 아니라, 그때까지의 내 생각은 그랬다. 장기 결석 학부모에게 먼저 전화해서 내가 누구라고 설명하는 것은, 마치 군대에서 신입 신고를 하는 느낌도 있었다. 그래서 싫었다. 지금이라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 같다.
그 학부모는 신학기가 시작되고 몇 달이 지나서 자녀를 등교시켰다. 내가 전화하지 않은 것에 섭섭함을 표했지만, 나는 마음에 담지 않았다. 내가 엄청나게 경우 없는 짓을 한 것 같지 않았다. 그분도 그리 잘했다고 생각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