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력은 형편없다. 나뿐만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기억력을 믿지 못하는 이유는 최근에 겪은 일을 까맣게 잊을 때가 종종 있기 때문이다. 고작 넉 달 전에 본 영화의 주인공, 심지어 그 영화의 제목마저 곧잘 잊어버리기도 한다. 마치 망각해버리듯이 말이다.
우리는 어떤 경험을 또렷이 기억하기 위해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 그렇다면 우리의 기억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가득 차고 말 것이다. 한 분석에 따르면 사람들이 2012년 한 해에만 9000억 장 이상의 사진을 찍었다고 한다. 인스타그램, 스냅챗, 핀터레스트를 제외하고 페이스북에서만 날마다 3억 장의 사진이 올라온다. 이 많은 사진이 과연 우리가 경험을 기억하는 데 도움이 될까?
인간의 기억이란 대체로 신뢰하기 어렵고 쉽게 변한다는 사실(기억은 작화 등에 크게 좌우된다.)이 대중에게 널리 알려지고 나서 기억을 연구하는 인지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이 사진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태도를 변화시키게 하도록 노력하고 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