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는 절반은 마을과 마을 사람들 손에서 컸다. 산책을 하거나 가게로 향하다 만나는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누구인지 소개하는 일이 늘 있어서 그런지 아이도 만나는 사람들마다 아는 체하며 얼굴을 마주 보고 손을 흔든다. 모두 삼촌이고, 다 이모고, 아는 아저씨고 할아버지 할머니다. 요즘은 보기 드물다는 환대의 환경 속에서 자라는 아이를 보면 우리 마음이 더 뿌듯하고 따뜻해진다. 다른 모든 걸 떠나서 매일 만나는 좋은 사람들은 이 도시에서 우리가 만난 최고의 인연이자 가장 가치 있는 보물이다.
벌써 2년 전이다.
분식집이었다가 잠시 옷가게가 됐다가 떡볶이집으로 바뀌었던 건물에서 다시 공사하는 소리가 들렸다. 마치 작전을 수행하듯 한밤까지 이어진 작업은 며칠 안 되어 끝이 났다. 그리고 생겨난 곳이 '아저씨 커피'라는 카페다. 그 시기에 이미 제민천 변에는 너무 많은 카페가 있어서 포화 상태라는 얘기가 나오곤 했기에 새로운 카페의 등장이 반가우면서도 또 얼마 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