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암이 아니냐고 묻긴 했지만, 이게 오지랖 내지는 오버하는 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잠깐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당직의사는 친절하게 답해 주었다. 자기가 보기에 염증이 너무 심하긴 하지만 암은 아닌 것 같다는 소견이었다. 다만 영상분석전문의가 다음날까지 최종결과를 판독해 줄 거라고 했다. 그래도 암은 아닐 거니까 큰 걱정은 하지 말라며 나를 안심시켰다. 췌장염 치료를 위해 일단 일주일 정도 입원하고 그 원인에 따라 추가조치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어쨌든 암은 아니라고 해서 크게 안심이 되었다. 극심한 통증과 3만이 넘는다는 심각한 염증수치도 일주일 입원이면 치료가 가능하다고 하니 뭔가 터널의 끝이 보이는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문득, 이제는 나도 모르게 불쑥 의사에게 암이 아니냐고 묻게 되는 상황이 서글펐다. 2021년이면 1971년생인 내가 만으로 꼭 50세가 되는 해였다. 그해 여름 코로나19 백신접종이 연령별로 시작됐을 때 나는 50세 이상으로 분류됐었다. 그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