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나는 냉소의 몽상가였고, 내면의 약속을 지키는 법이 없었다. 언제나 나는 한 명의 타인으로, 나를 모르는 낯선 이로, 우연히 거기 있게 된, 내가 나라고 부르는 어떤 사람의 관찰자로서 내 꿈의 몰락을 즐겼다. 나는 내 믿음을 결코 믿지 않았다. 내 손에 모래를 가득 담고 그것을 황금이라 불렀으며, 손가락 사이로 그 황금이 흘러내리도록 놓아두었다. 말은 내 유일한 진실이었다. 말이 말해지면, 그것은 모두 실행된 것이다. 나머지는 모두, 그 이전과 마찬가지로 모래일 뿐이었다.
- 페르난두 페소아, 『불안의 서』 중에서 모래를 기억해. 그곳에 모래사장이 펼쳐져 있었지. 아직 작은 소년이었고, 작은 손을 갖고 있었지. 차가운 모래 속에는 냉소가 자리하고 있다는 걸 그때는 몰랐지. 얼마나 시원한 냉소였는지! 모래 속에 손을 찔러 넣으면 열기가 닿지 않는 깊이가 손가락을 맞이했지.
냉소가 사는 곳이어서 그랬다는 걸 그때는 몰랐지. 냉소도 아직은 작은 모래 알갱이들과 구별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