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냐, 나도 아프다"가 드라마에 나와서 오랫동안 인구에 회자됐던 명대사라면,
중년 부부 일상의 다툼의 요약은 "지겹냐, 나도 지겹다" 정도가 아닐까.
남편과 내가 밥상머리에 앉아서 10년째 벌이는 말싸움에 대해서는 지겹다는 말 외에 마땅한 표현이 생각나지 않는다.
왜 이 남자는 마누라가 차려주는 밥을 말없이 ("감사하며"는 바라지도 않는다) 먹지 못하는 걸까.
'이 반찬에는 이 양념이 빠졌다' 든가, '이 음식은 이렇게 만들지 말고 다른 방법으로 만들었어야 한다', 라는 지적질을 왜 이 남자는 10년이 여일하게 밥상머리에서 하는가.
그런 말을 했을 때 마누라가 순순히,
"아, 그렇구나! 그러면 더 맛있겠다. 다음엔 그렇게 해볼게." 라는 말을 하는 성품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알만한 세월이 충분히 흘렀다.
그러기는 커녕 "당신 음식 할 줄 알아? 할 줄 모르잖아.
모르는 일에 왜 이래라 저리라 해? 하지마."
라고 눈알을 희번덕거리는 인간이라는 것을 10년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