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암 투병일지]
암에 걸리면 다들 친절해진다
24. 3. 18그동안 수술 전 치과치료가 큰 숙제였다면 이번 주는 친구들 만나기에 주력하고 있다. 검사를 위해 금요일 아침에 서울로 올라가서 일요일 낮까지 매일 약속이 있다. 내 소식을 들은 친구들의 연락이 오면 ‘그래 수술 전에 얼굴 한 번 보자. 맛있는 거 먹고 힘내.’ 같은 이야기들이 단순한 텍스트가 아닌 진짜 만남으로 이어졌다. 암을 앞두고는 '언젠가'나 '나중에' 같은 막연한 약속은 하지 않았다.
밥은 꼭 친구들이 샀다. 메뉴는 몸에 좋은 것 혹은 내가 좋아하는 것이었다. 마치 생일처럼. 이렇게 받기만 해도 되는 걸까 미안할 정도로 맛있는 것들을 먹었다. 문어와 낙지, 새우, 전복, 닭이 들어간 해천탕을 먹고 곱창이랑 막창을 먹고 떡볶이를 먹고 스테이크를 먹었다. 친구들이 커피도 사주고 술도 사줬다. 매일매일이 파티 같았다. 살도 1킬로가 더 쪘다.
친정에 갔더니 외할머니가 봉투를 주셨다. '일하다 맛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