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복순>에 대해 길게 쓰고 싶었다. 넷플릭스 공개 초반, 일베 논란 등으로 인해 여러 리뷰와 인터뷰가 그로 도배되는 바람에 정작 영화 이야기라는 게 없었다. 전작으로 김대중 대통령에 관한 영화인 <킹메이커>(2022)를 만든 감독이 과연 그랬을까,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어쨌건 관객이나 시청자는 오직 눈앞의 해당 작품만 생각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훨씬 높은 OTT 오리지널 작품인데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혹은 영화 전편을 보지 않아도 얘기를 보태고 더하기 쉬운 세상이다. 감독은 충분히 해명했고 이제 다 끝난 일이라 생각하지만, 영화가 영화 그 자체로 온전히 얘기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안타깝지만 시대가 또 한 번 바뀌었다 싶다. 그런 상황이 글쓰기를 더 자극한 것 같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2017)과 변성현 감독의 팬으로서, 그리고 <길복순>을 기대 이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