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도연의 <길복순>은 변성현의 최고작이다
2023/04/24
<길복순>에 대해 길게 쓰고 싶었다. 넷플릭스 공개 초반, 일베 논란 등으로 인해 여러 리뷰와 인터뷰가 그로 도배되는 바람에 정작 영화 이야기라는 게 없었다. 전작으로 김대중 대통령에 관한 영화인 <킹메이커>(2022)를 만든 감독이 과연 그랬을까, 당연하게 생각하지만 어쨌건 관객이나 시청자는 오직 눈앞의 해당 작품만 생각한다. 게다가 상대적으로 노출 빈도가 훨씬 높은 OTT 오리지널 작품인데다 굳이 극장에 가지 않아도, 혹은 영화 전편을 보지 않아도 얘기를 보태고 더하기 쉬운 세상이다. 감독은 충분히 해명했고 이제 다 끝난 일이라 생각하지만, 영화가 영화 그 자체로 온전히 얘기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새삼 깨달았다. 안타깝지만 시대가 또 한 번 바뀌었다 싶다. 그런 상황이 글쓰기를 더 자극한 것 같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이하 <불한당>, 2017)과 변성현 감독의 팬으로서, 그리고 <길복순>을 기대 이상으로 즐긴 사람으로서 그래도 아직 <길복순>이 넷플릭스에서 ‘오늘 대한민국의 TOP 10 영화’ 1위일 때 무언가 쓰고 싶었다. 작정하고 질주하는 인용의 유희
SNS까지 포함해 <길복순>에 대한 꽤 많은 글은 일단 다른 영화와 비교하며 시작된다. 물론 그것으로 끝인 경우도 많다. 너무나도 뻔한 타란티노의 <킬빌>을 시작으로 <존 윅>을 거쳐 TV시리즈 <킬링 이브> 등을 비교하며, 이것저것의 짜깁기라는 식으로 불만족을 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 또한 그런 연상작용으로부터 자유로울 순 없었지만, 거꾸로 그것이 <길복순>이 1차적으로 추구하는 ‘유희’라 생각됐다. 영화가 시작하면, 우정출연한 황정민과 전도연이 맞붙는데 그건 일단 의상에서부터 누가 봐도 <하녀>(2010)의 전도연과 <곡성>(2016)의 황정민의 매치업이다. 잔인하게도 두 사람은 심지어 <너는 내 운명>(2005)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만났던 사이가 아닌가. 게다가 그 첫 번째 액...
<키노> <필름2.0> 기자 및 전 <씨네21> 편집장. JTBC <방구석1열> 등에 출연했고 <데뷔의 순간> <영화기자의 글쓰기 수업> <영화평도 리콜이 되나요?>(공저) <그 시절 우리가 사랑했던 장국영> <헤어진 이들은 홍콩에서 다시 만난다> 등을 썼다.
성철스님 얼룩소에 뜨셨군요 앞으로 열독하겠습니다!
참 좋은 글입니다. 천천히 소화하며 잘 읽었어요. 마음 짧게 표현하고 갑니다 !
오랫만의 긴 글. 평론가님 글을 좋아하던 사람으로서 정말 행복하네요-
이런 정성스러운 영화 칼럼을 오랜만에 봐서 기분이 좋습니다. 영화에 대한 개인적인 감상을 떠나 이런 글은 항상 응원합니다. 잘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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