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이 되었을 무렵 길을 걷다가 숨이 막혔습니다. 이유도 모른 체 며칠을 끙끙 앓았지요. 무엇을 해도 즐겁지 않고, 삶이 무척 허무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마흔 앓이가 심하게 왔던 것 같습니다. 그렇게 산송장처럼 간신히 하루하루를 버텼습니다. 그때 우연히 방치해둔 SNS가 떠올랐습니다. 뭐라도 해야 했기에 하루의 일상을 적기 시작했습니다. 기쁘면 기쁜 데로, 슬프면 슬픈 대로요.
그렇게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쓴 지 벌써 3년이 다 되어갑니다. 제 삶에 어떤 변화가 생겼냐고요. 사실 크게 달라진 것은 없습니다. 매일 같이 회사에서 전쟁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고, 집에서는 아내와 아이들과 복작대며 살고 있네요. 대신 전처럼 삶이 그렇게 공허하지 않습니다.
별 반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지만, 제 손을 빌려 그 일상이 멋지게 채색되네요. 슬픔을 담아내면, 어느 순간 그 자리는 슬며시 기쁨이 다가와 손짓하고, 기쁨을 그려내면, 행복이 살포시 자리를 차지하네요. 비록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