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관계가 넓지 않은 편인데다가 잘 챙기지도 못하는 성격이지만, 가끔 못만나던 친구를 만나고, 멀리 있는 친구에게 안부문자를 보내기도 한다. 살아온 시간이 있는 탓에 탈 없이 지낸다고 하면 안심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한 친구의 아버지는 암 진단을 받았고, 다른 친구의 아버지는 암이 재발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몇 달 전에는 췌장암 진단을 받고 1년간 투병했던 친구 어머니의 조문을 다녀왔었다. 서로 공유한 추억의 양 때문일까. 20년이 넘게 알고 지낸 친구들의 소식은 진료실에서 만나는 환자와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기사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이 83세의 기대여명까지 살 경우 암에 걸릴 확률이 35.5%라고 한다. 10명 중에 3~4명은 걸리는 셈이다. 늙어 죽을 때까지 가족이나 친한 친구 중에 암으로 고생하는 사람이 없다면 매우 운이 좋고, 그것만으로도 행복의 확률이 조금은 커질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암 발생의 증가는 오래 살게 된 시대의 어두운 단면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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