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나는 보통 내 이야기를 시작할 때, 입 안에 침이 말라있진 않은 지 한 번 확인하곤 심호흡을 하고 얘기한다. 혹여나 화자의 이야기를 중간에 끊지는 않을 지, 경계를 하면서 상대방의 입을 쳐다 본다. 이야기를 끊는 건 나에게도 불쾌한 경우라 의견을 낼 일이 있으면 웬만해서는 먼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한다.
언제. 사실 나는 '언제' 라는 말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다. 곱씹을 수록 나만 초라해지는 기분이다. 내가 무언가 잘못을 저지르거나, 무언가를 해냈을 때 사람들은 언제나 '언제?' 라고 물었다. 난 그 말을 듣는 순간부터 내가 '언제' 무엇을 했는 지 기억이 나지 않기 시작한다. 그러다보니 기록하는 습관이 생긴 것 같다. 대학교 합격증, 처음 톡방에 들어오면 생기는 날짜 표시, 내 시간선을 표현해주는 현대 문물들이 고마울 뿐이다.
그래서 내가 범죄심리학자를 꿈꾸게 된 건 언제일까. 이것도 사실 잘 기억나지 않았었다. 기억나는 건 크리스마스 선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