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역사를 굽어보는지 어쩌는지는 모르지만 확실한 것은 역사는 땅 위로 쌓인다. 선사시대 사람들의 터전은 그 후손들의 일터 아래 묻히고, 또 그 위로 까마득한 후예들의 일상이 덮인다. 그래서 ‘100년도 못사는’ 사람들의 흔적은 퇴적되고 지층을 이뤄 거대한 언덕을 구성하게 된다. 그 언덕을 되짚어 시대와 세대를 가늠하는 것이 역사가 아닐까.. 부평 영단주택 골목을 지나 아직도 남아 있는 왕년의 미군 부대, 캠프 마켓의 담벼락을 돌아들어 만나는 ‘부영공원’ 에서도 비슷한 상념에 젖는다.
.
지난 2020년 인천문화재단은 부영공원 경내의 정체불명의 땅굴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혔다. 그때껏 그 존재를 전혀 모른 건 아니었지만 누가 팠는지, 어떻게 활용되었는지, 언제까지 사용됐는지 등등은 아직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한다. 땅굴 내에 트럭 바퀴 자국이 선연히 남아 있고 그 끝이 인천항과 연결돼 있을 가능성이 커서 일본군의 작품이라는 추정이 유력하다.
.
근처 야트막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