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의 시간은 다르게 흐른다.
봄의 목련은 언제나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새학기 미술시간에는 항상 목련꽃을 그렸다.
아직은 어색한 친구들,
적응이 되지 않은 반 분위기,
그래서일까. 모든 감각이 예민했던 것 같다.
그래서 목련을 보면
나의 마음과는 달리
그 때의 온도, 습도, 분위기가 함께 밀려온다.
오늘처럼 비가 오는 봄엔,
목련이 툭, 목이 꺾이듯 떨어지겠구나.
봄이야, 하던 그 시작에 나의 첫사랑 배우가 떠난 20대도 잊을 수 없다.
장난치지마, 웃었던 것 같다.
그 날은 모두가 거짓말을 해도 괜찮은 날이었으니까,
대단한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었다.
사실임을 확인하고도
영화처럼,
되감기가 가능하길 바랐던 것 같다.
그의 영화 속 죽음을 봤던 어린 시절의 나처럼
20살이 넘은 나의
마음이 뚝, 하고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