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성이고, 동양인이고, 책을 좋아하고, 고양이를 좋아한다. 또, 나는 새로운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여행을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이따금씩 훌-쩍, 내가 밟고 있는 땅에 변화를 주면 다양한 경유지의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 동양인 여성의 외모를 가진 나를 어떻게 대하는지 보면서 그 곳에 사는 이름도 모를 ‘한 동양인 여성’에 대해 생각하느라 몽상에 빠지기도 한다. 특히 나는 영어라는 미디어로 다른 여성과 대화하는 시간을 즐긴다. 이 대화는 개개인의 영어 실력과 무관한 시간이다. 오직 ‘하고 싶은 이야기’만 있으면 우리의 시간은 (또) 훌-쩍 시공간을 거스르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 글에서는 동양인 여성인 내가 대화했던 또 다른 동양인 여성 세 명에 대해 말해보고 싶다. 좋든 싫든, 우리는 ‘우리’라는 단어로 연결되었다가 이따금씩 흩어졌다. 캐나다 교환학생 시절, 밤마다 짧게 노크를 하며 “캔 아이 컴 인?(Can I come in?)” 하고 묻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