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책과 관련된 작가의 네 가지 생각과 일화를 모은 글이다.
1.
일전에 출판계 종사자 몇 명이 모여 수다를 떨었다.
우리의 대화는 근황을 묻는 말에서 시작해 앞으로 뭘 하면 좋을지 고민이라는 하소연으로 이어졌는데, 뒤이어 한 선배가 들려준 현타 경험에 현타를 맞고 말았다. PDF 전자책으로 몇억을 벌고 월세를 해결했다는 광고가 판을 쳐서 자료 조사도 해볼 겸 속는 셈 치고 가장 유명하다는 사람의 것을 구매했는데 무척 실망했단다. 조악한 편집에 휘갈겨 쓴 듯한 내용, 쪽 번호 하나 넣어 완성한 페이지 여러 장에 2만 원을 냈단다. 대체 이게 왜 팔린다는 거지. 심지어 해당 작가의 블로그에 이미 발행되어 있는 글을 그러모은 것이라 조금만 수고한다면 무료로 볼 수 있는 수준이었다고 한다. 실망스러운 기분이 든 그가 고개를 돌려 쳐다본 것은 얼마 전 자신의 출판사에서 출간한 15,000원짜리 단행본이었다. 북디자이너를 고용하고, 마케터의 열심으로 빚어냈지만 겨우 몇백 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