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 피가 흥건한 시체 사진을 하나하나 골라냈다.
내전이 한창인 시리아에서 보내온 사진들이었다.
끔찍한 사진들이었다.
몇몇 장면은 5년이 지난 지금도 잔상으로 남아있다.
무너져 내린 건물 틈 사이 아이를 움켜 안은 채 굳어버린 잿빛 형태가 떠오른다.
잿더미에 뒤덮인 한 아버지는 마지막 순간 아이를 안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까.
우리는 그 상상력을 자극하는 일을 했다.
사건의 위중을 잘 대변하면서도, 너무 잔인하지 않아 방송에 내보낼 수 있는 사진을 선택했다.
세상에 알리는 것. 가장 정확하고 투명한 방식으로 이목을 끄는 것. 그것이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었다. 아버지는 흘린 피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덥수룩한 회색빛 재에 덮여있었다.
그 덕에 우리는 사진을 방송에 내보낼 수 있었다.
상처 하나 없이 곤히 잠이 든 모습으로 파도에 밀려온 3살 시리아 난민 아이 쿠르디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당시 시리아에는 수천, 수만 명의 아버지와 쿠르디가 있었다.
우리는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