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수년 전에 친구와 부석사를 간 적이 있어요. 늘 소설 속 장소로만 여겨왔던 부석사를 오르고 또 올랐어요. 부석사 양 옆으로 늘어선 사과나무를 보면서 사과꽃이 피는 계절이나 사과가 매달리는 계절에 다시 와야겠다 다짐을 했었죠. 부석사는 참 좋았어요. 부석사 자체도 매력이 있었지만, 그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이 정말 근사했죠.
그렇게 부석사를 갔다가 집으로 돌아오던 길, 갑자기 눈이 쏟아졌어요. 3월 끝무렵이었어요. 대관령 가는 길처럼 꼬불꼬불한 산길이었는데 오가는 차가 없었죠. 친구랑 저는 갑자기 도로 한복판에 차를 세우고 소복하게 쌓여가는 눈을 한참동안 하염없이 바라봤어요.
올려주신 사진을 보고 있으니 그때 생각이 나네요. 그러고보니 늘 꽃샘추위가 오고 봄에 눈이 내리면 어김없이 그때가 떠올랐던 것 같아요. 덕분에 또 추억여행을 하네요. 제주는 3월엔 눈을 볼 수 없어요. 아쉬운대로 한라산이나 바라봐야겠네요. 거긴 아직 눈이 조금 쌓여있어요. 사진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