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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개는 사물함에 살았다. 아마도 그 전까진 대걸레나 빗자루가 담겨 있었을 낡은 나무 상자가 그 개가 태어난 곳이자 살아갈 곳, 그리고 죽게 될 곳이었다. 첫 번째 개가 어떻게 학교에 오게 됐는지는 모른다. 어쩌다 학교에 눌러 살게 된 개가 새끼를 낳고 그 새끼가 또 새끼를 낳으면서 개들은 오랫동안 학교 한 구석을 지키고 살았다고 했다.
대를 이어 학교에서 태어난 개답게, 그 개는 선생님들의 가르침을 충실히 따랐다. 사물함에 살라고 하면 살고, 잔반을 먹으라하면 먹었다. 근처 철물점에서 구해온 무거운 쇠사슬을 목에 걸어도 반항 한 번 하지 않았다. 학교 한 구석 흙 바닥 위 반지름 일 미터 남짓의 동그라미가 그 개에게 허락된 세상의 전부였다.
새로 발령받은 학교에 처음 인사를 갔을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