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사숙고 따윈 없던 고졸 취업 계획은 초장부터 전혀 생각지 못한 암초를 만났다. 두 팔 들고 환영할 줄 알았던 어머니. 우리 심 여사는 대학만은 가야한다고 생떼를 썼다. 학비 못 대줄 거면 대학 얘기 꺼내지도 말라며 역정을 냈더니, 세상에. 다음날 담임 선생님마저 날 교무실로 부르더니 진학을 종용하셨다. 성실히 공부하면 국가 장학금 충분히 받을 수 있다. 창원 기능대 가면 훨씬 좋은 대우 받으면서 취업한다. 고졸로 사회 나가면 평생 월급 200만원에서 못 벗어난다. 나중에 나이 들면 대학 들어가고 싶어도 들어갈 수가 없다. 마치 대학‘교’의 교주라도 된 양 열렬히 전도하는 담임 선생님의 말씀인즉. 눈앞에 불이 났는데 목마를 때에 대비해 물을 아껴두라는 소리나 다름없었다.”
전 대학을 가고 싶지 않았습니다. 제 성적으론 ‘지잡대’ 밖에 갈 수 없었고, 그곳에서 시간과 돈을 낭비할 바에야 얼른 취업하는 게 낫다고 봤거든요. 그 당시. 85-90년생 아이를 둔 부모님들은 대학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