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실에 가면 학문, 아니 항문에 힘을 주며 국어사전을 본 지 어언 10년은 지난 것 같다. 서당개도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는 데 하물며 화장실에서 10년 동안 사전을 읊다 보니 언어 감수성이 자라기 시작했다. < 혼자 > 라는 단어와 < 홀로 > 라는 단어는 모두 동일한 뜻을 가지고 있는 단어이지만 내게는 차이가 엿보인다. < 혼자 > 는 수동태의 느낌이 들고, < 홀로 > 는 능동태의 느낌이 든다.
성탄 전야만 되면 티븨에서 방영되는 성탄 특집 영화 << 나 홀로 집에 >> 에서는 가족들로부터 욕을 먹고 따돌림 당하는 금쪽이 케빈(맥컬리 컬킨 분)이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 또래의 아이들은 대개 부모와의 분리 불안 장애를 겪지만 케빈은 정반대다. 그는 평소에도 자신은 혼자 살 거라면서 가족들이 모두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온 가족이 케빈만을 남겨둔 채 크리스마스 가족 여행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