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철학자 알랭 바디우는 저서 《사랑 예찬》에서 요즘 유행하는 연애 풍조,
다시 말해 취약성을 부정하는 풍조에 대해 비판한다.
나를 상대방에게 알리는 것, 특히 자신의 참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스스로 상처받기 쉬운, 즉 취약한 상태가 된다는 의미다.
데이팅 앱의 보편화와 도덕적 잣대최근 나는 한 지인의 결혼식에 참석했다. 이제 갓 결혼한 부부는 10여 년의 연애 기간 동안 각자 어떻게 살아왔는지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신랑의 로맨틱한 이야기 덕분에 결혼식장 분위기는 한껏 고조되었는데 사실 이 두 사람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이 없었다면 부부가 되지 못했을지도 모른다. 이 로맨틱한 필연에는 사실상 알고리즘이 큰 역할을 했다.
데이팅 앱 알고리즘은 이용자들의 사진과 25단어짜리 프로필을 토대로 공통 관심사와 매력 요인을 분석한 다음 세심하게 선별해서 미래의 짝과 이어지도록 다리를 놔준다. 스마트폰으로 연애를 시작했다고 하면 이 커플의 사랑 이야기를 깎아내리고 싶은 사람이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