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가여운 것들(Poor Things)’
영화를 보면서 19세기에 발표된 두 소설이 떠올랐다. 하나는 ‘언데드 소설’의 효시로 꼽히는 메리 셸리의 ‘프랑켄슈타인’(1818)이다. 다른 하나는 카를로 콜로디의 ‘피노키오의 모험’(1883)이다.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피노키오는 비인간이면서 인간적 존재이지만 모두 남성이다. 반면 앨러스데어 그레이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가여운 것들’의 주인공 벨라(엠마 스톤 분)는 여성이란 점이 차별 포인트다. 벨라는 영국 런던 템즈 강에 투신한 만삭의 여인이었다. 기괴한 실험을 마다 않는 의학교수 갓윈 백스터(윌렘 데포 분)는 벨라의 뱃속에 있던 딸의 뇌를 벨라의 몸에 이식해 죽어가던 벨라를 다시 살려낸다. 몸은 아름다운 성인 여성이지만 마음은 순진무구한 아기인 벨라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과 피노키오가 뒤섞인 그러나 성적 정체성은 여성인 존재다. 이후 영화의 내용은 소설이라는 장르가 처음 등장한 뒤 유행한 피카레스크(악당 ...